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 그라닌
왠지 자극적인 제목의 그런저런 자기 개발류 소설같았지만 시간이 통제된 군대에서 읽으니 느낌이 새로웠다.
- 류비세프라는 구소련 과학자의 시간 활용 방법에 관한 책인데, 그가 설정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나는, 필히 완수를 강요당하는 과업은 맡지 않는다.
2. 나는 긴급한 과업은 거절한다.
3. 피곤하면 즉시 일을 멈추고 휴식한다.
4. 열 시간 가량 푹 잔다.
5. 피곤해지기 쉬운 일과 유쾌한 일을 엇걸어 한다.
처음 이 원칙을 보았을 때, '약속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 와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책을 읽을수록 이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의 시간 관리 핵심은 테일러식 경영의 대상을 본인으로 두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단위 시간 당 과업을 설정하고, 과업을 수행하고, 지속적 피드벡을 통해서 공정을 정교화해가는 것이다. 류비셰프는 이를 '시간 통계법'이라고 했는데 본문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연간 계획이나 월간 계획을 짤 때는 지난날의 경험에 의거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내가 무슨 책을 한 권 읽겠다고 계획한다고 하자. 오랜 경험에 의해 나는 한 시간에20페이지 내지 30페이지씩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이미 읽어본 것들에 대해서도 나는 어느 것이나 다 세밀하게 연구를 한다. 어떻게 연구하는가? 어느 책에 만약 내가 많이 접촉해보지 못한 새로운 내용이 언급되어 있으면 나는 되도록 그것을 발췌한다. 좀 중요한 책이라면 나는 되도록 개략적인 소개와 같은 논평을 써 둔다. …” (68p)
요즘 공부하는 시간 대비 효율이 없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래서 그런지 지속적으로 '질적 변화'를 통해서 효율성을 높여햐 한다는 생각에 귀결되곤 하는데 류비셰프를 통해서 든 생각은 질적 변화를 꿈꾸는 동시에 꾸준히 일상에서 주어진 일들을 어떻게 잘 해나갈 수 있는지의 고민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